'연간 30개 투자 안 한다'…판데, 40억 달러 떠나 소수 집중 베팅
a16z에서 약 40억 달러 규모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이끌던 비제이 판데(Vijay Pande)가 작년 소규모 벤처캐피털 VZVC를 창립하고 연간 소수의 집중 투자만 수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바이오를 '발견의 과학'에서 '설계 가능한 공학'으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AI 모델이 동물 실험 모델보다 우수해지면 임상시험 실패율(약 80%)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비제이 판데가 투자자보다는 학계에서 더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게 12년 전 급격히 바뀌었다.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는 자사 창립 후 5년간 명시적으로 헬스케어와 라이프사이언스를 피해왔지만, 결국 이 분야에 베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 열쇠를 판데에게 넘겼다. 당시 그는 스탠퍼드 화학과 교수로, 수백만 대의 가정용 PC를 질병 연구용 슈퍼컴퓨터로 바꾼 분산 컴퓨팅 프로젝트 '폴딩앳홈(Folding@home)'의 창시자로 가장 유명했다. 이후 10년 넘게 그는 a16z의 이 베팅을 약 40억 달러 규모를 운용하는 사업으로 키워냈다.
그렇기에 작년 6월, 판데가 그 모든 것을 떠나 훨씬 작은 회사를 창립하리라는 건 다소 뜻밖이었다. 실제로 그가 오랜 투자자 잭 워너와 공동 창립한 새 회사 VZVC는 수십 개가 아닌 연간 몇 건의 집중 베팅을 핵심으로 하며, 어소시에이트(부사원) 없이 운영되고 일상 운영은 AI에 크게 의존한다.
판데의 급격한 방향 전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이번 주 그와 왜 현재 시장에서 얕고 넓게 투자하는 대신 소수의 집중 베팅을 하는지, 그리고 AI 기반 바이오테크의 더 흥미로운 난제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했다. 텍스트와 달리 생물학 데이터는 인터넷에서 수집할 수 없어서, 거의 모든 회사가 자신만의 폐쇄적 데이터셋을 구축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의료 분야에서 AI가 약속해온 모든 발전에 무엇을 의미하며, 실제로 누가 그 혜택에 접근할 수 있을까? 이 대화는 분량과 명확성을 위해 편집되었다.
바이오가 '발견의 과학'에서 설계할 수 있는 무언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
지금까지 신약이 개발된 방식에는 상당히 우연적인 측면이 있었다. 제가 생각하기에 바뀐 점은 AI와 머신러닝이 컴퓨터가 매우 복잡한 대상을 자기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특정 질병에 대해 약물이 공략해야 할 타깃을 찾아내고, 그 약물을 만들어내고, 이제는 과정에서 가장 비싼 단계인 임상시험까지 도울 수 있다.
임상시장은 더 많은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를 사용해 참여자 수가 줄어들면서 비용이 점차 싸지고 있는 것 아닌가요?
그건 아직은 열망에 가깝다고 봅니다. 임상시장 도달까지의 비용과 시간은 특히 AI 덕분에 줄어들고 있지만, 시험 하나를 진행하는 데 여전히 수억 달러가 들 수 있어 약값이 매우 비싸다. 신약이 1상 시험에서 3상 시험 끝까지 성공할 확률은 겨우 20%다. 10개 중 8개가 실패하고 각각 수억 달러가 든다면, 분산 상각 비용은 정말 높아진다. 실패하는 전형적인 이유는 생물학자가 뭔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약물 설계의 근거가 된 실험 전부가 생쥐 같은 동물 모델에서 이뤄졌는데 동물 모델은 인간을 예측하는 데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AI 모델은 완벽하진 않겠지만 어떤 동물 모델보다도 훨씬 나을 것이고, 일단 그 기준을 넘어서면 정말 흥미로워진다.
그다음 단계는: 이 약이 나에게 맞는 약인가?
말씀하신 건 개인 맞춤 의료(Personalized Medicine)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이 분야 용어로는 이른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다. 사소하지 않은 증상으로 의사를 찾아가면, 의사가 알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무슨 일인지 추측해야 한다. 그러고는 약을 주고, 그게 안 통하면 다른 약, 또 다른 약을 준다. 암에서도 그렇고 많은 영역에서 그렇다. 첫 번째 약이 올바른 약이라면 우리 모두가 훨씬 나아질 것이다. 보통 혈액검사 수치는 인구 평균과 비교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결과가 당신에게 이상한가?'와 비교되어야 한다. 의학 분야에서 우리가 이제 시작하는 일은 개인에게 무엇이 맞는지 이해하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