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것을 앗아간 이후
AI가 단순히 도구를 넘어 개발자의 역할 자체를 대체하려는 상황에서, 기술자들이 겪는 실존적 위기를 다룬 글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AI 도구를 빠르게 배우는 것은 파멸을 늦출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역사적 교훈을 통해 짚어냅니다. 결국 중간 단계의 기술적 갈등에 매달리기보다 AI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최종 상태'를 전제로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일면식도 없는 세 명의 낯선 사람으로부터 연달로 편지를 받았습니다. 세 사람 모두 결코 만난 적 없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었습니다. 한 명은 인프라 분야의 프론트엔드 개발자였고, 다른 한 명은 데이터 운영(Data Ops)을 담당했으며, 세 번째는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엔지니어였습니다. 세 통의 편지는 겉보기엔 모두 달라 보였지만,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편지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언젠가 모든 것이 AI에 넘겨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코드 리뷰조차 여전히 인간을 필요로 할까요?" 나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올해 말이나 내년, 아무리 늦어도 내년 연마에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고요. 두 번째 편지는 더 직접적이었습니다. "우리의 미래 직업은 AI를 구축한 뒤, 그것이 우리 자신을 대체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일까요?" 세 번째 편지는 가장 길었습니다. 보낸 사람은 자신이 AI 보조 코딩을 수용하는 모든 이유를 나열했습니다. 코드 재작성 감소, 의사소통 비용 절감, 더 많은 산출물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글 마지막에서 이렇게 인정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나 자신의 성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는 그 부분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이 세 가지 질문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질문입니다. 겉으로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질문이나 커리어 계획에 대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실존적인 질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행이 완전히 기계로 넘어가고 나면, 인간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아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AI가 가져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져간다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답장에서 파편화된 대답들을 내놓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질문은 더 완전한 대답을 받을 자격이 있었기에 나는 이 글을 썼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공통된 질문이며, 내가 최근 내 머릿속에서도 계속 뒤집어 생각해온 문제이기도 합니다. 나의 생각들을 글로 적어내는 것이 같은 고민과 씨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I. 방적기(Spinning Jenny) 푸른 산봉우리들이 막지 못하건만 — 강물은 여전히 동쪽으로 흐른다. — 신기질(辛棄疾), 보살만(菩薩蠻) · 조구(造口) 벽에 제(題)하다
약 200여 년 전 영국에서 방적기(Spinning Jenny)라는 이름의 방적 기계가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이제 한 사람이 여러 명의 몫을 해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실값이 폭락했고, 두 손과 낡은 물레로 생계를 유지하던 수공업자들은 불과 몇 달 만에 자신들의 생계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훗날, 그들 중 일부는 밤에 몰래 나가 기계를 파괴했습니다. 역사는 그들을 러다이트 운동가(Luddites)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보통 그들을 기술을 혐오한 바보들로 취급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입니다. 그들이 파괴하고자 했던 것은 결코 기계 자체가 아니라, 기계 앞에서 갑자기 부여받게 된 그들 자신의 위치, 즉 하룻밤 사이에 무가치해져 버린 바로 그 위치였습니다. 그들은 기술을 보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먼저 돌아가는 상황을 꿰뚫어 보고 있었습니다.
메이투안(Meituan)이 30%50%의 감원을 발표했던 날, 한 친구가 나에게 문자를 보내 어찌할 바를 물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방적기에게 대체당하는 수공업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방적기를 잘 다루는 조작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는 아마도 그 말을 오랫동안 기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나는 그 말을 정정하고자 합니다. 그건 절반만 맞았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다음 페이지는 이렇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을 익힌 방적기 조작자들 역시 오래 편하게 일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 빠른 기계들이 만들어졌고, 방적기는 기량이 뛰어났던 조작자들과 함께 박물관으로 보내졌습니다. 모든 기계는 다음 기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배워라"라는 말은 결사면죄부가 된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사형 집행을 유예해 줄 뿐입니다. 그러므로 진짜 중요한 질문은 '당신이 AI를 사용할 줄 아느냐'가 아닙니다. 오늘날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지만, 그 우위의 반감기는 길어야 12년이며, 분야의 최상위권에서는 어쩌면 1~2개월에 불과할 것입니다. 새로운 모델 세대가 나올 때마다 압박감은 가중되고, 탐색과 적응의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또 한 번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납니다. 당신이 힘들게 구축했던 워크플로우, 모아두었던 프롬프트 기술, 그리고 축적해 온 엔지니어링 뼈대 등은 그 무엇이든 하룻밤 사이에 방적기처럼 구식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를 다루기 위한 나의 유일한 방법은 내가 '최종 상태 사고(End-state thinking)'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중간 상태의 문제들에 당신의 에너지를 소모하지 마십시오. 최종 종착지를 전제로 두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몇몇 동료들과 심각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코드를 작성하게 됨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