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체할 수 없는 마지막 경쟁 무기
AI가 모든 업무의 단순 처리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대가 오면서, 진정한 경쟁 우위는 기술이 아닌 '인간적인 연결과 신뢰'에서 나옵니다. 한 식당의 사례처럼 기술은 단순 예약 업무를 처리하고 직원은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신뢰는 자동화할 수 없는 수많은 작은 경험의 축적을 통해 완성되므로, 조직은 이 관계적 영역(Relational layer)을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크리스 힐만(Chris Hillman),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AI가 복제할 수 없는 경쟁적 해자(Competitive Moat): 인간적 연결, 신뢰, 고객 경험, 리더십, AI, 직원 경험, 조직 문화
온라인 예약을 거부한 식당 인간적인 연결에 집착하게 된 한 식당 주인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는 손님들이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걸기를 원했죠. 따뜻한 인사, 기념일이나 첫 데이트에 대한 가벼운 대화, 자신을 기억해주는 따뜻함, 이런 의식적인 과정을 원했습니다. 그의 팀원들은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온라인 예약은 이미 업계 표준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합니다. 왜 굳이 고객에게 번거로움을 주어야 할까요?
결국 매니저 중 한 명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장님, 사장님이 직접 우리 식당에 전화해서 예약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그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그는 30분 동안 대기 상태로 놓여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겨우 전화를 받았을 때, 그들은 사과하긴 했지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식당이 완전히 예약이 다 찼다고요. 따뜻함도, 대화도 없었습니다. 긴 기다림과 닫힌 문뿐이었습니다. 과정을 더 인간적으로 만들려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 셈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그래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옮기고 예약 직원들을 해고했다”는 말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예약 팀 전체를 유지하며 그들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이제 이 팀원들은 그날 저녁 방문할 고객들에 대해 알아보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누가 생일을 맞이하는지, 누가 첫 데이트를 하는지, 단골 손님 중 누가 6개월 전에 음식을 남겼는지를 파악한 것입니다. 팀은 일종의 미니 컨시어지(안내인)가 되었습니다. 모든 손님은 자신을 아는 누군가를 만나며 식당에 들어섰습니다. 무섭고 소름 끼치는 감시 방식이 아니라, 좋은 친구가 내 최근 근황을 기억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기술은 단순 처리 영역(transactional layer)을 담당하게 되었고, 덕분에 인간은 관계 형성 영역(relational layer)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모든 것을 자동화하려는 서두름 속에서 대부분의 조직이 잊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 이야기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연결의 가치는 그저 부수적인 비용이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본질입니다. 그리고 AI가 모든 산업의 단순 처리 업무를 한꺼번에 집어삼키면서, 그 관계 형성의 역할이 이제 곧 유일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신뢰는 대리석을 하나씩 쌓아 올리며 만들어진다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이 딸 엘렌(Ellen)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 역시 깊이 공감했던 이야기입니다. 엘렌은 상심한 채 초등학교 3학년 쉬는 시간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쉬는 시간에 친구에게 자신의 솔직하고 약한 모습을 털어놓았는데, 수업이 다시 시작될 때쯤엔 학교 절반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엄마에게 다시는 누구도 믿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의 첫 번째 본능 역시 동의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요.
하지만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다른 생각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대리석 항아리(Marble jar)’였습니다. 엘렌의 교실에는 좋은 선택을 하면 대리석을 넣고 나쁜 선택을 하면 빼는 항아리가 있습니다. 항아리가 가득 차면 반 전체가 축하 파티를 합니다. 브라운은 엘렌에게 말했습니다. 신뢰도 똑같다고요. 시간이 지나며 당신의 대리석 항아리를 채워준 사람들에게만 당신의 힘든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대리석 하나, 또 작은 순간 하나씩 말이죠.
엘렌은 즉시 항아리가 가득 찬 두 명의 친구 이름을 댔습니다. 브라운을 놀라게 한 것은 무엇이 ‘대리석’으로 간주되었는지에 대한 기준이었습니다. 한 친구는 점심시간에 엘렌이 앉을 자리가 없을 때 자리를 조금 옮겨 절반짜리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축구 경기에서 엘렌의 조부모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브라운은 믿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신뢰를 쌓으려면 그보다 더 웅장하고 거창한 행동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연구 데이터로 돌아가 확인해 보았고, 정반대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전체 데이터셋에서 가장 높은 순위의 신뢰 구축 행동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거창한 연설을 하거나 큰 행동을 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순간에 작은 모습으로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신뢰는 거래가 아닙니다. 돈으로 살 수도, 자동화할 수도, 영리한 마케팅 캠페인으로 앞당길 수도 없습니다. 신뢰는 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세상 전부와 같은, 하찮고 작은 순간 속에서 축적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이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