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할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는 60% 이상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을 찬성하며, 2026년 2분기에만 68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 반대로 차질을 빚었다. 비영리단체 Data & Society가 펜실베이니아 주민 44명을 18개월간 인터뷰한 연구에 따르면, 반대 운동은 당파를 초월해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자발적 현상이다. AI 업계의 'AI는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는 석탄·쇠강·쉐일가스 등 산업화의 후유증을 겪은 주민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최첨단 AI 연구소들은 컴퓨팅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인공지능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확신하며, 조 단위 달러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에 실제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일반 대중은 어떨까?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0% 이상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에 찬성하며, 특히 자기 지역사회에 짓는 것을 반대한다. 그리고 가장 오래 지속된 조사들은 이런 정서가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Data Center Watch의 집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에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68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지연되었다. AI 기업과 투자자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그 핵심 인프라에 대한 반대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반대가 중국의 은밀한 개입 때문이라는 식의 업계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오늘 비영리단체 Data & Society가 발표한 새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을 촉발하는 요인들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이 보고서는 연구팀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펜실베이니아 주민 44명을 인터뷰하며 18개월간 수행한 민족지(에스노그래피) 현장 조사 결과물이다. AI가 포장되어 팔리는 방식에 비판적인 저자들은 데이터센터의 실증적 영향을 측정하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그 건설을 둘러싼 논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Data & Society 연구원 리비아 가로팔로는 테크크런치에 "민족지 연구와 장기간 현장 조사의 강점 중 하나는 AI 과대광고의 거품을 꿰뚫어 보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AI가 다음에 올 불가피한 산업혁명이라는 말과 AI에 대한 두려움 사이의 부조화를 나름대로 이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자들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경제 발전의 핵심으로 선전되고 있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2025년 7월 정상회의에서 9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투자를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그런데 1년 뒤 샤피로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새로운 요건을 부과하고 규제 신속처리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누군가는 분명 시대의 조류를 읽은 셈이다.
저자들은 AI는 '불가피하다'는 업계의 메시지가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석탄 채굴, 석유 산업 초창기, 제철 산업, 쉐일가스 채굴(프래킹) 등 주의 역사적 산업화 물결을 거치면서 주민들은 유토피아적 산업 구상에 의심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 공동 저자이자 Data & Society 프로그램 디렉터인 마이아 월루쳄은 "펜실베이니아 사람들은 특히 산업 변화에 대한 놀라운 경험과 깊은 산업 트라우마의 역사를 갖고 있어, 뭔가 어색하면 바로 알아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잠재적 일자리 덕분에 오히려 가장 큰 지지 세력이다. 완공되면 이 데이터센터들이 주요 고용원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노조는 이 프로젝트를 조합원을 재건하는 구명줄로 보고 있다.
여론 조작이 있긴 있다, 그런데
업계가 우려하는 외세 개입과는 대조적으로, 연구자들은 AI 지지자들의 활동을 일종의 선전 캠페인으로 묘사한다. 그들은 데이터센터연합(Data Center Coalition)이라는 업계 단체가 'Pennsylvania Connects' 같은 웹사이트를 만들어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작년에만 주 정부 로비에 최소 1만 9천 달러를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런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저항은 의외의 방식으로 커져 왔다. 연구자들은 이 프로젝트들에 대한 반대의 다양성에 놀랐다며, 이를 초당파적(post-partisan)이라고 표현했다.
월루쳄은 "모두가 화합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낭만화하고 싶지는 않지만, AI는 사람들이 원하는 미래와 현재에 대해 함께 대화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 투쟁은 지극히 자생적이다"라며 반대의 다양한 원천을 지적했다. 때로는 단순히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 즉 전형적 NIMBY(님비, 내 뜰엔 싫어)들도 있지만, 이 반대 연합은 …